PC, 물류센터·반도체공장서 각광…모듈러, 가격경쟁력에 ‘발목’ (2022.05.09. e-대한경제 기사 中)

PC, 물류센터·반도체공장서 각광…모듈러, 가격경쟁력에 ‘발목’

(2022.05.09. e-대한경제 기사 中, 원문링크 : https://m.dnews.co.kr/m_home/view.jsp?idxno=202205051619104790731)

업계, ‘온도차’ 뚜렷

PC시장 2조원대 ‘눈앞’
인력 투입 줄이고 工期 단축 가능
한성피씨건설, 올 신규 수주액
2500억…3년 전보다 92% 급증
까뮤이앤씨·케이이씨 등도 호조

모듈러건축 ‘기대 이하’
건축물 최대 90% 사전제작 방식
강재값 파동 여파로 업황 악화
그린스마트 학교 사업 참여한
엔알비 등 일부 업체만 급성장

[e대한경제=이계풍 기자] 건설산업에 불어닥친 탈현장(Off-Site Construction, OSC) 기조에도 PC(사전제작 콘크리트)와 모듈러 업계 간 온도차는 극명히 갈렸다.

PC는 코로나19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한 물류센터의 주력 공법으로 채택되면서 몸집을 불리는데 성공한 반면, 모듈러는 학교시장을 빼고는 마땅한 수요처를 찾지 못한 채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PC시장 규모 급팽창
PC산업은 코로나19 전ㆍ후로 구분될 만큼 지난 3년여간 확연한 외형 성장을 일궈냈다. 2019년 1조원(업계 추정)에 불과했던 PC 시장 규모가 올해 2조원대 진입을 앞두고 있을 정도다.

실제 업계 1위인 한성피씨건설의 올해 신규 수주액(추정)은 2500억원이다. 이는 코로나19가 발병한 2019년(1300억원)과 비교해 92% 늘어난 규모다.

까뮤이앤씨(PC사업 부문)와 케이이씨도 올해 신규 수주액을 2019년 대비 각각 300%, 49% 증가한 1600억원과 2500억원으로 내다봤다.

올 1분기에만 300억원 규모를 수주한 GS건설 자회사 지피씨도 올 한해 수주액을 1500억원으로 추정했다. 삼표피앤씨는 올해 수주액을 2019년(1742억원)과 비슷한 1700억원대로 예상했다.

이 같은 실적 증대에는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늘어난 물류창고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확산으로 온라인 쇼핑 비중이 급증했고, 이는 막대한 물류를 수용할 물류창고 증축으로 이어졌다. 물류창고는 공기(工期) 단축에 따라 수익성이 좌우되는 사업지다. 재래식 공법인 RC(철골콘크리트) 대비 10분의 1 수준의 인력만으로 최대 20%까지 공기를 앞당길 수 있는 PC가 건설사의 선택을 받으며 폭발적인 수요가 발생했다.

그 결과, PC업계의 물류창고 매출은 2019년 4000억원 수준에서 2021년 약 9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했으며, 올해는 1조4000억원대에 접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급속 시공이 강점인 PC는 코로나 이후 반도체공장 건설 현장에서도 주력 공법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반도체 공장은 여타 현장과 비교해 시공이 까다롭지만, 여타 현장 대비 20%가량 높은 수익성 때문에 PC업계가 예의주시하는 시장이다. 실제 2019년 SK하이닉스의 M16 현장을 시작으로 삼성전자의 평택캠퍼스 P3(2020년), P4(2021년) 등 여러 반도체 현장에서 PC 적용 비율이 늘어나는 추세다.

PC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발생 직후 인력난, 안전문제로 반도체 업계의 PC공법 활용이 본격화됐다”며, “전체 PC 매출의 1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시장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모듈러업계는 성장세 ‘주춤’
지난 3년간 모듈러 건축은 시장의 기대치에 못미쳤다. PC와 함께 대표적인 OSC 방식으로 꼽히며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주도할 혁신기술로 조명받았지만, 주목할 만한 외적 성장은 없었다. 가격 경쟁력과 기술적 한계, 시장의 편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모듈러는 건축물의 최대 90%까지 공장에서 사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ㆍ시공하는 기술로 값비싼 강재를 주력 원재료로 사용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콘크리트와 철근 등을 혼용해 사용하는 RC 공법과 비교해 스틸 모듈러의 공사비가 높게 책정되는 이유다. 특히, 작년부터 이어진 강재값 파동으로 가격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실제 2022년 기준 스틸 모듈러 가격은 RC의 약 200% 수준으로 2019년보다 30%가량 치솟았다.

올해 업체별로 목표 수주액을 2019년 대비 높게 책정한 점도 원자재 인상분을 반영한 결과일 뿐 시장 상황이 호전됐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 포스코에이앤씨와 금강공업의 올해 목표 수주액(모듈러 사업 기준)은 400억원과 100억원이다. 이는 2019년에 비해 각각 30%, 20%가량 늘어난 액수로 원자재 인상폭과 비슷한 수준이다. 2020년 6월 설립한 코오롱글로벌 계열의 코오롱이앤씨도 전년 매출(262억원)보다 15% 높은 300억원을 올해 목표로 잡았다.

코로나 전ㆍ후로 급성장한 앤알비(2019년 7000만원→2022년 300억원(추정))와 유창이앤씨(2019년 65억원→2022년 1200억원)의 경우 정부의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에 이동형 모듈러 교실을 납품하면서 도약한 예외 사례다. 다만, 이 두 회사도 해당 프로젝트가 종료될 경우 시장 수요가 지속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모듈러 업계 관계자는 “모듈러 시장이 성장하려면 공공 의존도를 줄이는 게 급선무”라며, “업체별로 민간 주택 시장에 진출하고자 옥탑, 경비실, 화장실 등 스틸모듈러 특화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계풍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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