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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ㆍ모듈러 직접 만들겠다”…건설사들 공장매입 경쟁 ‘후끈’ (2022.03.29. e-대한경제 기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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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ㆍ모듈러 직접 만들겠다”…건설사들 공장매입 경쟁 ‘후끈’
(2022.03.29. e대한경제 기사 中) 원문링크 :https://n.news.naver.com/article/374/0000283614
[SAFE KOREA] 안전이 국가경쟁력 – 건설 뉴노멀 ‘OSC’
아파트ㆍ물류센터ㆍ반도체공장 등 PC수요 폭증에 물량 못따라가
GSㆍ반도ㆍ대우건설 등 시장 진출
PC공장 사들인 케이세웅건설
“1년치 수주 잔고 이미 채워”
모듈러 원조 ‘유창이앤씨’ 등
공장 증설 붐…몸값 고공행진
포스코A&C 공장 자동화 속도
이동형학교 시장 개척 ‘엔알비’
국내 최대규모 모듈러부지 확보
[글 싣는 순서]
<상> 왜 탈현장인가
<중> 공장 찾아 삼만리
<하> 미래 건설의 뉴노멀
[e대한경제=김태형 기자]‘공장 제작, 현장 조립’의 탈현장 건설(Off-Site Construction, OSC)이 확산하면서 건설사들의 공장 매입 경쟁이 뜨겁다.
‘남는 장사’인 아파트 건축용 부지를 사들이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지만, 건축용 공장 매입은 대규모 공동주택을 좀 더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친환경적으로 짓기 위한 인프라 투자 전략이다. 특히, 공장 부지 매입에서 인허가를 거쳐 공장 가동까지 최소 2∼3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한 미래 투자다.
대형 건설사 A사의 신사업팀 임원은 “과거엔 건설사가 땅 보러 다닌다고 하면 열 중 아홉이 아파트 개발부지였지만 요새는 OSC 공장 부지라는 옵션이 하나 더 늘었다”고 전했다.
공장 신설 또는 기존 공장의 프리패브화 전략에 종합건설사들이 가세하면서 건설산업의 탈현장화 시계가 한층 빨라졌다.
GS건설(지피씨)과 반도건설, 대우건설(대우에스티)이 PC(사전제작 콘크리트) 시장에 뛰어든 것이 기폭제가 됐다.
아파트를 비롯해 물류센터, 반도체공장, 지식산업센터 등으로 PC 공법의 활용분야가 늘어나고 수요가 폭발하는데 비해 기존 제작사들이 주문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수요처인 건설사들이 제작시장에 직접 뛰어든 것이다. 물류센터를 짓던 물류회사와 경쟁공법인 골조 시공회사가 PC 공장을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 물류센터 선두주자인 지산그룹은 충북 진천에 ‘스마트 팩토리’를 표방한 PC 전용공장(부지 30만㎡)을 지난해부터 본격 가동 중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온라인 쇼핑시장이 커지면서 물류센터 수요가 폭발하면서 물류센터를 설계ㆍ시공ㆍ운영하던 디벨로퍼가 직접 제작사로 나선 것이다.
과감한 베팅으로 PC 공장을 사들인 회사들이 승승장구하는 것도 공장 매입 열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옛 삼성물산 충주 PC공장을 460억원에 사들인 케이세웅건설의 경우 현재 1년치 수주잔고를 확보할 만큼 높은 공장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당시 한성PC건설, 까뮤이앤씨, 삼표피앤씨 등 국내 PC 제작사 ‘빅3’가 인수전에 뛰어들었는데, 케이세웅건설은 장부가액(325억원)은 물론이고 경쟁사보다 40억원 이상 높은 입찰가로 낙찰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가격 거품 논란이 있었지만, 이 회사는 공장 인수 후 PC 부문에서만 연간 약 350억원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원자재 가격 인상과 노조의 업무 방해로 수익성이 나빠진 기존 골조 시공 부문의 매출 감소를 PC로 메우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도 좋아졌다. 유진현 케이세웅건설 회장은 “건설 골조 생산방식이 RC에서 PC로 빠르게 변하고 있고,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 생존이 어려운 시대”라고 말했다.
모듈러 공장도 바삐 돌아간다. 모듈러 전문기업인 유창이앤씨가 충남 천안 공장을 증설 중이고, 금강공업도 충북 진천에 전용공장을 마련했다.
삼성물산과 GS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계룡건설산업 등 대형 건설사들이 모듈러 시장에 뛰어들면서 우수한 실적과 첨단 공장을 보유한 제작사들의 몸값도 덩달아 상한가다.
이동형 학교 모듈러 시장을 개척한 엔알비의 경우 지난해 말 전북 군산에 3만1000평 규모의 공장을 사들여 주변을 놀라게 했다. 국내 모듈러 단일공장 부지로는 최대 규모다. 이 회사는 그동안 군산의 옛 선박공장을 임대해 썼는데, 학교 모듈러 시장이 커지면서 전용공장을 지어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구축했다.
유창이앤씨와 함께 국내 모듈러 시장의 ‘원조’ 격인 포스코A&C은 당분간 ‘플라잉팩토리(Flying Factory, 이동공장)’ 전략을 유지한 채 원가 절감을 위한 공장 자동화 연구에 착수했다. 포스코A&C 관계자는 “시장이 안착화되면 공장 인수를 다각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국내 최대 조립식 PC 구조물 전문회사인 케이씨산업도 올 상반기 중 제2여주공장에 연간 2500모듈 생산이 가능한 PC 모듈러 전용공장을 준공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국내 첫 PC 기반 모듈러 주택(KC모듈러)을 출시했다.
전문가들도 건설기업의 공장 러시가 당분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영민 맥킨지코리아 부파트너는 “건설산업이 완전히 새로운 생태계로 변화할 것”이라며, “생산자가 공장에서 구조물을 제작해 현장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건설산업이 발전해가면서 공사 과정 자체가 표준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용어설명〉 프리패브
Prefabrication(프리패브리케이션)의 약자로 주요 자재와 구조체를 미리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해 완성하는 건축공법으로, OSC(탈현장 건설)와 유사한 개념이다. 레고 블록처럼 80%가량 완성된 박스형 모듈을 쌓거나 구조체에 끼워넣는 방식의 모듈러 공법과 벽체와 바닥을 패널 형태로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패널라이징(Panelizing) 공법이 있다. 기둥과 보, 바닥ㆍ벽체를 공장 제작 후 현장 조립하는 PC(사전제작 콘크리트) 공법은 패널라이징에 더 가깝다.
김태형기자 k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