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s
건설 안전·환경·속도 ‘3色 혁명’…뜨거워지는 공장 신축·증설 경쟁 (2022-07-20 E-대한경제 기사 中)
언론사 뉴스
건설 안전·환경·속도 ‘3色 혁명’…뜨거워지는 공장 신축·증설 경쟁
(2022-07-20 E-대한경제 기사 中, https://www.dnews.co.kr/uhtml/view.jsp?idxno=202207180154373000668)
학교 모듈러 혁신 현장 가보니…
엔알비, 군산에 2.4만㎡ 공장 운용
연간 최대 3600개 교실 생산 가능
플랜엠, 충북 음성 전용공장 완공
30t 오버헤드 크레인이 제품 옮겨
유창이앤씨, 업계 최대 생산 설비
제작 동선ㆍ대차 시스템 등 최적화
포스코A&C는 자동화 전략 추진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모듈러 건축은 각종 규제와 고정관념의 벽을 넘어야 한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학교 모듈러’는 찜통ㆍ냉골, 소음ㆍ진동 등 저품질로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로부터 원성을 샀던 기존 컨테이너 교실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시장에 안착하기까지는 기존 발주방식과 모듈러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넘어서야 했다. <e대한경제>는 모듈러 건축 시장을 이끌고 있는 학교 모듈러 제작사 가운데 엔알비와 플랜엠의 최신 공장을 다녀왔다. 아울러 모듈러 교실에 대한 일부 학부모들의 반대가 타당한지도 살펴봤다. <편집자>
[e대한경제=김민수 기자]지난 2020년 전북 고창고에 국내 1호 모듈러 교실 설치를 시작으로 ‘학교 모듈러’ 시장을 개척한 엔알비는 지난해 말 전북 군산에 약 10만㎡ 규모의 대형 공장을 사들여 업계를 놀라게 했다. 국내 모듈러 단일 공장 부지로는 최대 규모다. 설립 3년도 채 안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이처럼 대규모 공장을 매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아직 걸음마 수준인 주택 모듈러에 비해 학교 모듈러의 성장세가 그만큼 빠르다는 증거다.
지난 13일 전북 군산의 엔알비 공장을 찾았다. 전체 부지의 절반만 쓰고도 모듈러 전용공장 면적이 2만4000㎡로 국내 최대다. 이곳에선 가로 3.4m, 세로 9m, 높이 3.6m의 모듈러 교실을 연간 최대 3600모듈까지 생산할 수 있다. 공장에서 만드는 교실은 가전이나 자동차처럼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이동하면서 제품을 조립하는 일반적인 제조 방식과 달랐다. 인근 철골 제작동에서 교실 뼈대를 만들어오면 공장 바닥에 최대 300개의 뼈대 모듈을 깔아놓고, 작업자와 자재가 모듈을 따라 이동하면서 교실을 최종 조립한다.
강건우 엔알비 대표는 “집이나 교실처럼 바닥이 무거운 모듈은 컨베이어 벨트에 실어나르는 것보다는 사람과 자재가 이동하는게 훨씬 효과적”이라며, “모듈러 교실의 공장 제작률은 100%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실제 공장 출입구에 들어서자 수십m 이상 길게 늘어선 모듈 더미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장관이었다. 조립이 끝난 교실 모듈은 공장 상부에 줄줄이 설치된 12대의 15t 크레인으로 들어올려 대형 트럭으로 옮겨진 후 학교 현장으로 이동한다. 강 대표는 “설치할 때마다 옮겨야 하는 모듈러 교실 특성상 무게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며, “우리는 일반 벽돌보다 3배 가볍고, 불과 물에 강하며 단열성능이 좋은 ALC(경량기포콘크리트)를 벽체로 쓴다”고 말했다.
최근 모듈러 업계는 공장 증축ㆍ증설 경쟁이 뜨겁다. 교육부의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으로 학교 모듈러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제작사들이 너도나도 공장을 넓히고 있어서다.
전북 군산시 소재 엔알비 공장에 모듈 유닛이 늘어선 모습. 사진: 엔알비
최근 충북 음성에 모듈러 전용공장을 완공한 플랜엠도 학교 모듈러 시장의 강자다. 플랜엠은 한 공장에서 모듈러 완제품 생산이 이뤄지는 원스톱 출고 시스템을 구축했다.
총 2만6000㎡ 대지에 세워진 8000㎡ 규모의 플랜엠 모듈러 공장은 짙은 회색의 깔끔한 외관이 세련된 느낌을 줬다. 모듈러 공장 맞은 편에는 철골 제작동과 철골 도장동이 줄지어 있어 모듈러 철골 제작부터 내부 인테리어 마감까지 음성 공장 부지에서 한꺼번에 이뤄졌다.
이민규 플랜엠 대표는 “단일 공장에서 모듈러 완제품을 만들어 곧바로 출고하는 시스템을 통해 고품질의 제품을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플랜엠의 경쟁력”이라며 “모듈러 전문 제작 공장으로 30t의 오버헤드 크레인이 제작된 모듈을 나르기 쉽게 공장 층고를 최적화했다”고 설명했다.
모듈러 공장 내부에 들어서니 4개 라인에 모듈러가 줄지어 놓여있었다. 이렇게 한 번에 총 120개 모듈을 깔아, 연간 7000모듈 생산이 가능하다.
충북 음성 소재 플랜엠 공장 전경. 사진: 플랜엠
국내 모듈러 시장의 ‘원조’격인 유창이앤씨(대표 조우제)도 충남 천안 새 공장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유창이앤씨는 기존 4만㎡ 규모의 천안 풍세공장 맞은편에 약 1만㎡ 규모의 공장을 추가로 신축했다.
유창이앤씨는 모듈러 생산에 최적화된 제작 동선, 모듈러 전용 대차 및 지그 시스템을 갖춰 업계 최대 생산 규모를 자랑한다. 생산량으로 보면 천안 풍세 공장과 경기도 화성 공장을 합쳐 연간 9000모듈 생산이 가능하다.
모듈러 주택 선두주자인 포스코A&C는 모듈러 공장의 자동화를 검토 중이다. 이 회사는 현재 한곳에 생산거점을 두는 대신 이동 공장인 ‘플라잉팩토리(Flying Factory)’ 전략을 쓰고 있다. 포스코A&C는 과거 공장 자동화 경험을 살려 다양한 설비 검토 및 해외사례 분석 등 자동화 연구에 착수한 상태다.
포스코A&C 관계자는 “내년 모듈러 제작 물량이 1000개가 넘고, 원가 절감 니즈도 있어 공장 자동화 방안을 연구 중”이라며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모듈이 이동하는 방식이 될지, 모듈은 그대로 두고 설비가 이동하는 방식이 될지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범양건영의 모듈러 계열사인 범양플로이(대표 김영택)도 지난해 충북 보은에 연간 1000∼1100모듈 생산이 가능한 스마트 공장을 짓고 자체 주택사업을 시작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모듈러 건축>
모듈러(Modular) 건축은 레고 블록처럼 차곡차곡 쌓거나 건물 뼈대(서랍)에 끼워넣듯이 집을 짓는 방식이다. 공사기간이 짧고 친환경적이며, 균일한 품질 확보가 가능해 유럽과 미국, 일본 등에서 각광받고 있지만 국내에선 콘크리트를 선호하는 주거문화와 입찰제도, 기술 수준 등으로 확산 속도가 더딘 편이다. 모듈러와 PC(Precast Concrete·사전제작 콘크리트)를 합쳐서 탈현장 건설방식을 OSC(Off-Site Construction)라고 부른다.
김민수기자 k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