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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모듈러’ 혁신기업에 베팅…‘동산 PF’ 첫 700억 대출 성사(2022-05-16 E-대한경제 기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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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모듈러’ 혁신기업에 베팅…‘동산 PF’ 첫 700억 대출 성사
(2022.05.16. e-대한경제 기사中, 원문링크 : https://www.dnews.co.kr/uhtml/view.jsp?idxno=202205111640409670894)
KB증권, 엔알비·유창이앤씨 지원
PF 통해 제작→임대→운용 ‘선순환’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2021’ 본상을 수상한 엔알비의 이동형 하교 모듈러. 사진: 엔알비 제공
[e대한경제=김민수 기자]‘이동형 학교 모듈러’를 공급하는 엔알비(NRB)와 유창이앤씨(유창E&C)가 KB증권으로부터 7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승인받았다. 붙박이 형태의 일반 건축물(부동산)이 아닌 동산(動産)을 대상으로 PF 대출이 성사된 사실상 국내 첫 사례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최근 엔알비와 500억원 규모의 PF 대출을 제공하는 약정을 체결했다. KB증권은 학교 모듈러 시장 초기부터 컨설팅을 통해 엔알비에 대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가동해왔다.
엔알비는 국내 1호 이동형 학교 모듈러인 전북 고창고 프로젝트에 기술 컨설팅을 맡으며 신시장을 개척한 이동형 건축물 전문 벤처기업이다. 이동 가능한 학교에 관한 설계저작권 및 특허기술 4건을 보유하고 있으며, 학교 모듈러 브랜드 ‘브릿지 스쿨(Bridge School)’로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2021’ 본상을 수상하며 기술과 디자인 모두 검증받았다. 특히, 이동형 학교 모듈러의 기술 지표인 모듈 유닛의 공장 제작률과 재사용률(이동 설치 기준)이 90%를 웃도는 등 시장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KB증권은 엔알비에 이어 유창이앤씨에도 200억원 규모의 PF 대출 계약을 승인했다. 유창이앤씨는 2003년 국내 첫 모듈러 학교인 서울 신기초등학교를 제작·설치한 모듈러 전문 기업이다. 각종 교육 시설, 군 병영 및 대학교 기숙사, 도심 재생형 연립주택, 상업 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적을 쌓아 최다 모듈러 건축 수행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PF 대출은 엔알비와 유창이앤씨가 각 교육청과 이동형 학교 모듈러 납품 계약을 체결하면 KB증권이 모듈러 교실 제작 사업에 대한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모듈러 제작 전 대출을 지급하고 이후 제작된 이동형 학교 모듈러를 담보로 임대 수익을 상환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프로젝트 자체의 사업성을 보고 대출을 실행하는 PF로 분류된다.
부동산이 없는 창업기업과 혁신기업이 보유한 기계나 재고, 지식재산권(IP) 등 다양한 동산자산에 대한 담보대출 사례는 많지만 이동형 건축물의 가치와 임대사업에 기반해 PF 대출을 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의 이동형 학교 모듈러는 금융권의 동산담보대출마저 받지 못해 제작 업체가 모듈러 교실을 만들어서 되팔기 바빴다. 하지만 PF를 통해 제작비를 충당하고, 임대 수익의 일부를 상환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제작-임대-운용’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유창이앤씨가 제작한 서울형 모듈러 교사 체험관 내부 모습. 사진: 유창이앤씨 제공
이동형 학교 모듈러는 노후화된 교실 증·개축 및 리모델링 시 임시 학습공간으로 쓰는 교실이다. 공장에서 골조, 마감재, 기계, 전기설비 등을 갖춘 규격화된 건물 모듈(유닛)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설치함에 따라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6개월에서 1년 정도를 쓰고 난 후 재활용도 가능하다. 단열과 방음에 취약한 기존 ‘컨테이너 교실’과 달리 내진 설계와 소방시설을 모두 갖췄다.
엔알비와 유창이앤씨의 이동형 학교 모듈러는 조달청의 혁신제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KB증권은 이동형 학교 모듈러의 분실 및 도난 우려를 줄이기 위해 무선통신 및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센서가 탑재된 단말기를 모듈러에 부착해 실시간 관리할 계획이다.
학교 모듈러 시장의 성장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의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안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매년 530여개동의 학교에 대한 개축·리모델링을 진행한다. 총 사업비 18조5000억원 중 1조2000억원가량이 모듈러 교실 예산으로 쓰일 예정이다.
이동형 학교 모듈러가 동산 PF 대출의 첫 사례로 안착하면 이외 다양한 동산에 대한 PF 대출 시장도 확산될 수 있을 전망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이번 PF 사례가 안정적인 성과를 낸다면 향후 다른 업체들이 뛰어드는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앞으로도 모든 자산군을 열어놓고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진 분야에 선도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수기자 kms@